우리가 지금 과학적 방법론이라고 말하는 것은
대학과 연구소를 중심으로 강의와
도제식 교육을 진행하는 훈련 방식,
동료평가 (peer review)를 그 바탕으로
하는 통신 방식 (논문과 학회가 중심이 됩니다.)
그리고 실험 결과를 해석하는
통계적 방법론들을 포함합니다.
'과학을 행하는 구조적 방법'이 이것들이라면,
'과학적 지식이 확장되는
과정'에는, 이전에 알려진 지식이 중요합니다.
그것은 새로운 실험을 위한 토대가 되며,
실험의 결과를 해석하기 위한 프레임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지요.
이러한 지식들을 통합적으로 해석하기 위한 해석의
구조를 '패러다임'이라고 부릅니다.
과학사학자들은 과학 또한 결국 인간이 세계의 상을 토대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인간이 결과를 어떠한 관점에서 해석하는가 하는 프레임을 쉽게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하나의 사실에 대해서 특정한 패러다임이 발생하고,
이 패러다임 위에서 지식을 쌓아가는
정상 과학이 출현했다가, 새로운 사실의 추가에
의해서 패러다임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이전의 패러다임이 붕괴하여, 새로운
패러다임이 출현한다는 것이(과학혁명) 이들의 이론입니다.
피터 보울러, 이완리스 모러스의 '현대과학의
풍경(Making Modern sciences 2005)' 1권을
읽었습니다. 역시 원제가 번역 제목보다 훨씬
책의 내용을 정확히 드러내곤 하지요.
현대 과학이 발생하는 과정- 근대 과학부터 현대 과학까지-에서 과학의 각 분과 - 생물, 화학, 물리학-등에서 일어났던 변화를 과연 과학 혁명이라 부를 수 있는 사건들이었는지를 추적합니다.
책은 일단 개별 과학의 출현을
다루는 과학사 책으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들이 더욱 초점을
맞추는 것은 그 과정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하는 점입니다.
저자들은 이전의 패러다임(악당,수구)과 새로운 패러다임(악당에 핍박받는 진보주의자) 사이에서 일어나는 정의의 싸움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승리를 거두는 과점을 지양합니다. 과학 혁명으로 후대 사람들에게 보이는
사건들이 사실은, 지난한 논쟁과 토론을 후대에 결과적으로 살펴보았을 때에 그렇게 보이는
것들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또한, 과학혁명의 주역으로 읽게 되는 많은
과학자들이 사실은 당시의 학풍을 벗어날 수 없었던 중간자 정도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음을 보입니다.
에피소드 나열 위주가 아닌 실제 과학적 사고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확인하기 위한 과학사 개론 책으로도, 과학적 지식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생각해 볼 거리를 제공하는 책으로도 유용합니다.
단, 생물학, 화학, 물리학,
지구과학등에 있어서 최소 고등학교 교과서 수준에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대략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들에게 훨씬 재미있게 읽힐 것입니다.




